광고 목표에 따라 타깃을 선정하고, 타깃의 구매여정지도에 따라 미디어믹스 전략까지 구사했다면, 이제는 각 미디어에 맞는 광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차례이다. 과거에는 광고 메시지를 개발한 후에 매체를 구매해서 메시지를 송출하는 것이 수순이었는데,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면서 매체별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개별 제작하여 캠페인을 다각도로 펼치는 접근이 필요해졌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광고 메시지를 넘은 광고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매체별 광고 크리에이티브 기획 및 제작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일상에서도 많이 쓰이고 광고와 마케팅 현업에서도 폭넓게 쓰이는 용어이다. 현업에서의 크리에이티브란 제품과 서비스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아이디어를 떠올려, 소비자에게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콘셉트를 만들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콘텐츠화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말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가 고도화되고 AI 활용도가 높아지자,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 차원에서 디지털 광고 환경에 변화가 생겼고 그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관점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 기술 환경의 변화
기존의 디지털 기술에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광고 기획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전반에도 빠르고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인 맞춤형 광고, AI 기반 카피라이팅, AI 기반 이미지 및 동영상 제작, 광고 소재 자동화 등 인간의 성역이었던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기술이 도입되어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나. 데이터 환경의 변화
모바일의 활성화로 고객구매여정 각 단계에서의 소비자 행동이 데이터로 측정되고 관리되다 보니,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광고주가 마케팅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페이드 미디어 뿐만 아니라 온드 미디어를 활용해야 하는 광고주들은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믹스를 활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에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제작 환경도 다양한 채널에 맞게 다채로운 소재를 실시간 제작하고, A/B test를 통해 성과를 측정하여 최적화된 광고 소재를 온에어 시키는 애자일(agile)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다.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기술 환경과 데이터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효율’과 ‘속도’라는 관점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개념에도 효율을 기반으로 효과를 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궁극적으로 고객의 구매 여정의 최종 단계까지 소비자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어떤 단계에서 성과가 지연 또는 하락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가며 성과를 최적화해야 한다. 따라서 광고 크리에이티브 역시 ‘매출 창출’이라는 성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다양한 성과 지표들의 세부 목표에 맞게 고객 행동을 유도하도록 전략적으로 구체화 되어 제작되어야 한다.
디지털 광고의 기획 프로세스에 따라 고객을 정의하고 고객 여정에 따른 미디어믹스를 설계하였다면, 이제 고객에게 알맞은 콘텐츠를 제공하여 이들을 우리의 구매 고객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콘텐츠 마케팅이란 일관되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연관성이 높은 잠재 고객에게 꾸준하게 제공하여 구매로 유인하는 전략적 마케팅 방식을 의미한다. 즉, 잠재 고객들에게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단순한 홍보성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거나 관심이 있을법한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마케터가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때, 고객 여정 단계별로 미디어 특성에 따라 타깃의 관심과 반응을 유발할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광고의 콘텐츠 제작과 집행은 고객 퍼널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케팅 퍼널별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퍼널을 Top, Middle, Bottom으로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유용하다. 퍼널의 단계별로 고객 관심사가 다르므로 콘텐츠나 메시지도 달라져야 한다. Top 퍼널에서는 브랜드 인지를, Middle 퍼널에서는 상세 설명이나 스토리텔링을, Bottom 퍼널에서는 구체적인 행동 촉구가 단계별 콘텐츠 제작의 주요 방향이다.
각 단계별 구체적인 콘텐츠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 단계인 TOFU(Top of Funnel)에서는 잠재 고객에게 상품과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저희 상품이 이렇게나 좋습니다” 라고 외친다고 구매해 주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백일 때 찍은 사진 한 장의 추억’과 같은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공유하는 일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단계인 MOFU(Middle of Funnel)에서는 잠재 고객을 구매를 고려하는 가망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는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추가 설명 및 스토리를 보여주어야 한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면서 더 깊은 라포를 형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백일 때 찍은 사진 한 장의 추억’ 콘텐츠에 ‘좋아요’를 눌렀거나 댓글을 남긴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중한 순간, 전문가에게 사진 촬영을 맡겨야만 하는 5가지 이유’처럼 보다 구체적인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인 BOFU(Bottom of Funnel)는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마지막 단계를 말한다. 이때는 구매 기회를 중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고객은 여러가지 대체제들과 치열한 고민을 하게 되므로, 이탈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우리만의 확실한 장점을 어필하거나, 쿠폰을 통해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다양한 고객 후기를 활용하여 구매 확신을 제공하기도 한다. 11개의 전문 스튜디오 공간, 10년 이상의 전문 포토그래퍼가 함께 합니다’가 이에 해당하는 예시이다.
Top, Middle, Bottom 단계별 콘텐츠가 기획되었다면 다음은 이것을 이미지, 카드뉴스,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해야 한다. 물론 콘텐츠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북은 공감대를 형성, 궁금증 유발, 충격 활용 등의 콘텐츠가 많이 사용되고, 인스타그램은 광고보다 비주얼 콘텐츠를 활용한 감각적인 접근이 주로 쓰인다. 유튜브는 타깃 알고리즘에 따라 자기 연관성이 높거나 관심과 취향에 부합하는 세분화된 컨텐츠의 반응률이 높고, 블로그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드는 저널리즘적 콘텐츠의 반응률이 높은 편이다.
크리에이티브 전략이란 ‘어떻게 말할 것인가(How to say)’를 고민했던 크리에이티브 콘셉트에 따라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다. 즉, 어떤 메시지나 콘텐츠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목표한 소비자들에게 도달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발상이 크리에이티브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마케팅 퍼널이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목표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광고나 크리에이티브 목표는 ‘널리 알리는 것’이었는데, 마케팅 퍼널의 등장에 따라 크리에이티브의 목표가 ‘폭넓게 모아서 효과를 집중시키는 것’으로 전환되었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소비자 여정에 따라 실질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마케팅 퍼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시대에 따라 소비자 여정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그에 따른 크리에이티브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입장이다. 이에, 실시간 개인화 마케팅 플랫폼 ‘브레이즈(Braze)’는 소비자 여정과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크리에이티브 전략 수립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가. 활성화 전략(Activation)
소비자 획득에 성공했다고 해도 그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을 구매로 유인할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활성화 전략에는 구체적으로 제품과 서비스 내에서 발송되는 메시지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의 가입을 유도하는 ‘계정 생성 전략’, 소비자가 처음 웹이나 앱을 탐색할 때 소비자 라이프 사이클에 딱 맞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더 깊은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내는 ‘온보딩 전략’,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혜택을 설명하여 다양한 채널로 메시지 수신과 개인정보 공유를 독려하는 ‘옵트인(opt-in) 전략’, 인앱 메시지에 설문 템플릿을 넣은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선호 전략’, 신규 소비자를 추천함으로써 기존 소비자는 새로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추천 전략’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 수익화 전략(Monetization)
수익화 전략은 소비자를 획득하고 더 깊은 참여를 유도해 낸 이후에도 더 자주, 더 큰 규모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광고 메시지 전략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결제 과정을 돕거나, 명확한 타깃과의 소통을 통해 특별 행사나 이벤트에 대해 알리는 등 소비자의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가 결제를 완료하기 전에 제품 내 메시지를 활용하여 관련 서비스 및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추가 제품을 강조해 보여주는 ‘업셀링(upselling) 전략’, 과거 구매 이력과 브라우징 활동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에게 개인화 제품 추천 메시지를 보내는 ‘크로스셀링 (cross-selling) 전략’, 소비자가 다시 결제 절차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거나 스페셜 오퍼를 제공하는 ‘리마인더 전략’, 지역 및 국가의 명절과 기념일에 따라 때마다 적절한 세일즈와 메시지를 잘 파악한 ‘타임 마케팅 전략’, 프리미엄 경험으로 소비자 단계를 업그레이드 하는 ‘유료 전환 전략’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 리텐션 전략(Retention)
소비자와 정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소통을 하는 것은 기업과 브랜드의 지속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고객 리텐션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리텐션 전략에는 구체적으로 튜토리얼(tutorial) 콘텐츠를 제공해서 소비자의 구매 습관을 형성시키는 ‘교육 콘텐츠 전략’,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는지를 강조해 보여주는 ‘가치 콘텐츠 전략’, 소비자가 빠르고 명확하게 알아야 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전달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하는 ‘긴급 콘텐츠 전략’, 소비자의 구매 이력과 경험을 종합해서 웹과 앱에서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활동이 있었는지를 종합해 보여주는 ‘연간 리뷰 콘텐츠 전략’, 소비자의 연속적인 인게이지먼트를 칭찬하고 다음 행동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리추얼 전략’, 특정 숫자가 쌓여감에 따라 보상을 해줌과 동시에 즉각적인 맞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일스톤(milestone) 전략’, 게임과 퀴즈 등 상호 작용이 가능한 요소를 통해 소비자 상호 작용을 강화시켜 나가는 ‘게임화 전략’, 할인과 추천 등에 대한 독점 접근권을 부여하는 ‘로열티 전략’, 온라인 그룹이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한 소비자 간 소통을 강조하는 ‘커뮤니티 전략’ 등이 있다.